지난 계묘년에 설날을 전후하여 아내의 생일과 내 생일이 겹쳐서 팔순을 평상대로 보내겠다고 했더니 아내가 작은딸한테 갈테니까 형제들이 모여서 보내면 어떠냐고 제안을 했다. 팔순 전날에 형제들을 오게하여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 뛰놀았던 고향(지금은 진양호 남강댐으로 수몰)의 추억과 연고도 없는 서울에 올라와 고생하며 보낸 사연을 이야기할 때는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하고, 예약된 식당에서 조촐한 식사를 하고 아쉬움을 뒤로하고 헤어졌다. 늦은 봄에 예기치 않게 찾아온 대상포진과 코로나로 인해 건강에 이상이 와서 많은 고생을 하며 가을까지 보냈다. 연말에 조중회 모임에 참석하여 반가운 선후배 회원님을 만나면서, 문득 내가 건강해야만 만남의 귀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갑진년 새해에는 살아오면서 만난 인연들을 한분 한분 떠올리면서 지금까지 덕분에 잘살아왔다는 감사의 인사를 마음속으로 전하고 싶다. 우선 조달청에 근무한 30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만났던 인연들, 늦게 공부를 시작한 대학원 동기들, 퇴직 후 조우회 직원과의 만난 인연들, 산악회에서 만나 중국 황산과 태항산, 백두산 천지, 설악산 대청봉에서 바라본 동해의 정경, 지리산 천왕봉에서 맞이한 일출, 한라산 백록담의 눈 산행 등 수 많은 산행을 함께한 인연들, 걷다가 네 잎 클로바를 찾아 마주치는 외국인들에게 건네주기도 한 스페인 “산티아고 가는 길”에 함께 걸었던 인연들, 제대하여 약 6년 동안 책 외판원과 신문팔이 등으로 힘겹게 살고 있을 때, 함께 했던 보고 싶은 친구들, 군에 지원 입대하여 논산훈련소를 거쳐 육군경리학교를 졸업하고 용산에 있는 5851(통신보안부대)에서 근무하면서 야간에 검정고시학원과 서울복장학원에 다닐 때 만났던 인연들, 군에 입대할 때까지 덕천강을 가로지르는 나룻배의 뱃사공과 날품팔이 등 어린시절의 꿈 많던 순간들도 되돌아보고 싶다. 그리고 대전 조금 지나 서대산 기슭에 고즈넉이 자리 하고 있는 효심사(성담 스승님)의 인연들 특히 인도 와 네팔 성지 순례 때 만났던 좋은 사람들도 생각난다.
지금까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가족(함께 있어 좋은 사람들)과 결혼 당시 가지 못한 신혼여행을 두 딸이 대학을 마친 후에야 4명이 몰디브로 여행 가서 보내고 온 것이 엊그제 같다. 먼저 하늘나라로 간 밤비와 도담(15년간 함께한 강아지),블루(17년간 함께한 고양이)지금도 우리의 자명종 역할을 하면서 웃음꽃을 피우면서 아빠를 잘 따르고 좋아하고, 나도 귀여워하는 리디아(20년째 같이 살고 있는 고양이)의 만남을 돌아보고, 마지막으로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아내의 별장과 리디아의 정원(우리가 돌보는 꽃밭)과의 인연 덕분으로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음에 진심으로 마음을 전하고 싶다.그리고 건강을 위해 틈나는 대로 집에서 가까운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창경궁과 최근에 방문했던 청와대 뜨락도 아내와 함께 즐겁게 걸어 건강을 유지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