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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배달왔어요

작성자 : 조우회 작성일 : 2023.05.02 08:05:08 조회수 : 264

<커피 배달왔어요> (황차랑)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대부분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하루는 커피 애호가인 아내가 장난스럽게

 여보커피 마시고 싶어요했다

예전에도 직접 만들어 주기고 하고 간간이 사다 주곤 했는데이젠 집에 있을 땐 커피 배달이 일상이 되었다

나도 모르게 커피 배달을 즐기고 있었다

지난 2월 중순에 몸에 이상이 생겨 중단하게 되었다.

 

 

뒤돌아보니 직장을 그만두면서 소일거리로 무엇을 하며 보낼까 고민하다가 아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직접 만들어 주면 

어떨까 생각이 났다커피 전문교육 강좌에 등록젊은 여성들 틈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10회에 걸쳐 20시간을 재미있게 

받았다

 

좋아할 아내를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시장을 다니며 커피 내리는 각종 도구와 원두를 준비했다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미소 지으며 즐거워할 아내를 위하여 커피 만드는 것이었다받아든 찻잔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향을 음미하면서 

무척 기뻐했다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속이 쓰리고 잠이 안 온다며 커피를 마시지 않겠다고 하여 커피 만드는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그렇게 지내고 있을 때 코로나가 왔다외부 활동을 좋아하는 아내가 집에만 있는 것이 답답했는지 여보커피하면서 

배달을 주문했다내가 하는 일이 커피를 직접 만들던 일이 배달로 바뀌게 된 것이다

 

주말이면 집에 오는 작은딸도 엄마를 닮아 쉬는 날에 아침에 일어나며 하는 첫 마디가 아빠오늘 커피 배달 안 와요?”하고 

거들기도 한다그렇게 재미있게 지내다가 지난 2월 중순에 갑자기 건강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 다니면서 배달을 중단하게 된 것이다.

이번 건강 이상을 계기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일상에서 하는 소소한 작은 심부름도 자신이 건강해야만 할 수 있고

덤으로 가정에 평화와 행복이 찾아온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앞으로 건강이 회복되어 다시 커피 배달 왔어요하며 

즐겁게 현관에 들어설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이런 작은 것들이 행복이 아닐까......